* Review를 작성하다보면 은연중에 스포일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리뷰는 영화를 다 보시고 난 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에고... 리뷰를 쓰기 전에는 절대 관련된 다른 리뷰는 보지 않는게 적어도 나를 위해서 지켜왔던 약속인데 옥자 리뷰는 보고나서 잊어버리고 있다가 감독 및 출연진 인터뷰를 봐버리고 말았음.. 아무래도 내 멋대로 쓰는데 약간 제약이 생겨버린 듯 하다.
그래도 옥자는 확실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서 그냥 쓰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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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옥자를 보기 전: 산업화와 페미니즘의 이야기가 아닐까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영화의 내용에 대해 생각했던 두 가지는 산업화가 가진 잔인함과 그에 반대되는 인간적인 순수성(사실 옥자로 대표되는 GMO돼지들이 더 잘 보여주는) 그리고 미자와 옥자, 미란도 CEO가 보여주는 여성성 두 가지였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스케치를 위해 견학했던 도살장이 가지는 잔인함은 오히려 영화 자체의 풍경에 조금은 바랜듯하다. 어쩌면 오감으로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한계이려나. 영화를 보고도 돼지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었다는 얘기는 뭐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그래도 산업화가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잔인함은 충분히 알고 있고 전달되었으니 이건 그냥 넘어가야지..
순수성은 미자가 대표하는 보호본능과 옥자가 대표하는 천진난만함이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미자가 보여줘야 할 보호본능을 나는 미자보다도 극의 마지막에서 더 충격적으로 느꼈다. 스스로의 죽음은 막지 못함을 인정하지만 적어도 자식만큼은 살려보내고 싶은 옥자의 동료?들의 행동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소녀가 내보이는 용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여성성은 봉준호 감독이 언제나 그려왔던 소재이기도 하니..(그리고 사실 영화만 보면 자꾸 페미니즘이며 퀴어며 밖에 생각을 못하는 나인 것 같아서 ㅎㅎ..) 조금은 리뷰에서 덜어내도 좋을 듯 하다. 사실 옥자를 보고 페미니즘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했는데 그보다는 다른게 더 멋져보이고 신선해서..
2) 라이어에 대한 이야기
옥자를 보기 전 생각했던 내용들보다도 나를 매료시켰던 건, 기대하지 않았던 틸다 스윈튼의 안목과 영화를 바라보는 깊이였다. 후.. 기대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이 맞을 것 같다.
기자와 가진 시사회에서 틸다는 "라이어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진짜 듣자마자 머리를 토르의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한 동안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내내 거짓말 뿐이다. GMO돼지를 순수 천연환경에서 기른 유기농이라 속이는 CEO와 그의 옆에서 보좌하는 듯 하면서도 밀어낼 궁리만 하는 이사진. 동물보호에 앞장서야 할 과학자이면서도 돈에 눈이 멀어 미란도의 거짓말에 앞장 서서 미란도 대표 캐릭터가 되어준 박사까지, 심지어 ALF도 거짓말을 한다. 미자와 옥자만 제외하면 거짓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이 영화는 거짓말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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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틸다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캐치하지 못했을 영화가 담고 있던 또다른 의미를 알게 되어서 매우 기분이 좋다. 틸다 스윈튼.. 영원히 응원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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