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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문학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엄마로서, 나아가 한 사람으로서의 삶에 공감을


일이 늦게라도 끝나는 날엔, 엄마로부터의 전화가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째 밥도 안먹이고 일을 시킨다니..' '그게 기별이나 간다니..' '바깥음식은 몸에 안좋은데,, 엄마가 갈치라도 구워서 올라갈까?'



'엄마 미안해 바빠서 끊을게'


정말 미안했던 것인지, 연결이 끊긴 뒤 엄마의 사슴같은 두 눈에 물이 차오를까 맘이 그새 변한 것인지 통화종료를 알리는 화면에 깜빡이는 "03:14"만 한참을 쳐다본다. 하루 24시간 중 3분도 할애할 수 없을만큼 시간이 없었나?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는 끼니도 걸러가며 20분 씩 잘도 통화하는 내가, 몇 달 째 보지 못한 아들이 궁금하여 전화에서라도 아들이 제일로 먼저 보고싶어 내 이름 앞에 ㄱ자를 두번씩이나 적어 저장해 전화를 거는 엄마의 꿈을 3분만에 깨뜨려버리나.


이 소설은 나 같은 사람 반성하라고 작정하고 써내려간 책이다. 읽는동안 눈물조차 나지 않을만큼 아프고 미안했고 가슴에 돌을 얹은 것 처럼 먹먹했다. 엄마를 저 멀리에 가둬둔게 나라서, 엄마를 인생의 최우선순위로 두지는 못하더라도 살갑게 대한적 한 번 없는 아들이라서, 심지어는 서울역에 내버려둔 채 뒷짐지고 앞만보고 걸었던 무심한 남편이라 그렇다.


오늘은 엄마를 고향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바깥 일 보고 돌아오시면 20년 전으로 돌아가 재롱도 부리고, 10년 전으로 돌아가 친구처럼 재미난 얘기도 하고, 엄마가 보낼 엄마의 삶에 온기를 채워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