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view를 작성하다보면 은연중에 스포일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리뷰는 영화를 다 보시고 난 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덩케르크는 트랜스포머를 기대한 사람들에겐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보지 않는게 차라리 낫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질식할듯한 속도감도 없다. 그렇다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유머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놀란이 각색한 전쟁의 의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볼만한 영화가 맞다. 혹은 놀란이 자기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전쟁영화가 어떨까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의견이다.
1) 일주일, 하루, 한 시간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시간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을 바꾼 시간이라면?
일주일동안 무수한 죽음의 공포를 겪고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망자일까? 길고 긴 전쟁의 시간 속에서 하루만 잠시 배를 빌려준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기억되지 않는다한들 의미가 없는 행동을 한 사람들일까? 한시간의 비행 후 포로로 사로잡힌 공군은 그저 포로에 지나지 않을까? 조금 더 나아가 하나의 생명체로서 의무를 다하는 우리들은 어떤 존재들일까?
2) 전쟁같은 삶, 우리는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들 각자는 삶에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이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기 마련이다. 죽음 뿐인 전쟁에서 돌아와 아직은 제정신이 아닌 군인도, 그 나름대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처절한 투쟁중일 뿐,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없다.
인생을 전쟁에 비유한다면 한 폭의 그림으로선 비극에 가까울 것이나, 자세히 살펴본다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살아남기 위해 영국인 행세를 하는 프랑스인과 그를 돕는 영국인, 아들을 지독한 전투에서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주어진 의무를 다하는 아버지.
"너희 공군들은 뭘 했는가?"라고 묻는 질문은, "너희는 네 인생을 위해 무얼 했는가?"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네가 무얼 했는지 잘 알고 있으니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말 처럼, 우리의 노력을 아무도 몰라준다고 하더라도 어쨋든 나라는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는 매우 거대한 노력임에 틀림이 없고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들로부터는 인정받을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아니 인정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기억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노력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2) 기억되는 자와 기억되지 못하는 자, 누가 더 나은 삶을 살았는가
동료를 위협하는 적들을 두고는 도저히 기지로 복귀할 수 없었던 공군은 아마도 그의 선택으로 인해 한순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영웅에서 어둠 속을 전전할 포로로 전락해버렸지만 그의 담대한 결정이 수 많은 동료를 살렸듯, 또 다른 삶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국군의 귀환을 위해 전쟁터로 향했으나 미처 목표를 다하지 못한 채 죽은 아이가 공군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꿈을 이룰 수 없었듯이 말이다.
3) 놀란의 커리어에 커다란 의미가 될 영화
놀란의 디렉터로서의 커리어를 생각해보더라도 덩케르크가 가지는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영화의 의미를 벗어나도 여전히 훌륭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아이맥스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한 영상과 영화의 흐름에 따라 호흡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음악, 인셉션에서 보여줬던 편집의 매력과 인터스텔라에서 우주를 담았던 카메라웍까지. 덩케르크에 와서 놀란은 디렉터로서 꽃을 피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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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는 않지만 많은 생각을 들게 한 영화였다는 점에서 놀란에게 고맙다. 인터스텔라만큼 논란을 만들어 낼 영화이겠지만 (물론 놀란의 스타일을 기대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다크나이트, 인셉션이 주는 박력을 기대한 사람들이 만들어 낼 논란), 적어도 나는 그가 각색한 전쟁이 마치 날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듯 해 마음에 들었다. 조만간 한 번정도는 더 보러 갈 생각이다. 그 땐 영상미와 음악, 편집의 매력에 대해서 더 음미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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